르누아르, 그의 작품을 보고있으면 따스한 햇살이 나를 감싸며 어느순간 그림안에 들어와있는 기분이 든다. 대다수의 인상파 작품들이 다소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에 비해, 르누아르의 인상파는 따스하고 밝은 느낌이다. 그림의 등장인물들 역시 밝은 표정으로 행복해보인다. 하지만 그의 인생 초창기는 가난한 집안형편과 계속되는 살롱전 실패로인해 명랑한 분위기의 그림만큼 행복하지는 않았다. 르누아르의 아버지는 재봉사였는데 그리 부유한 편은 아니었다. 부유한 집안의 화가들이 부모의 반대로 미술을 늦은 나이에 시작한데에 비해 르누아르의 부모는 그가 미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르누아르는 21세의 나이로 국립미술학교에 입학했고 2년동안 미술을 공부한다. 당시에는 상롱전에 출품하는 것이 화가들에게 있어서는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등용문과 같았다. 르누아르 역시 살롱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초상화로 살롱전에 입선을 하는데,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 후에도 계속 살롱전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매번 낙선이었다. 당시 살롱전은 아카데미즘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작품은 철저히 배제했는데, 이 때문에 인상파 화가들이 살롱전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이에 살롱전에서 낙선한 인상주의 작가들끼리 인상파전을 개최한다. 이 인상파전은 지금에 와서 보면 엄청난 라인업의 전시회였다. 르누아르를 비롯해서 세잔, 드가, 모네, 피가로 등 꽤나 이름있는 작가들이 참가했다. 다만 개최 당시만 해도 그저 살롱전의 패배자들의 전시회일 뿐이였다. 하지만 이 전시회는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았고, 호평을 받은 작가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작품이 잘 팔리는 것과는 별개였으니, 많은 인상파 화가들이 다시 살롱전으로 돌아갔다. 르누아르도 마찬가지였다. 꾸준한 도전에 마침내 그는 살롱전을 통해 큰 부와 명성을 거머쥔다.
경제적 안정을 이룬 르누아르는 여행을 떠난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화풍에 여러 가지의 시도를 한다. 점차 인상파 화가들이 인기를 얻었고, 그의 인상주의도 인정받게 된다. 사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명확한 인상파였지만, 후기로 갈 수록 점차 르네상스 풍의 느낌을 준다. 앵그르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후기의 몇몇 작품은 기존의 르누아르의 화풍과는 상당 부분 다른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서의 따스함은 여전하다. 그림을 보고있으면 등장인물들의 미소를 따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된다. 가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전적으로 믿고 지원해준 부모와, 수 많은 실패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정신이 작품에도 투영되어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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