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의 절규는 2015년 소더비에서 한화로 약 1350억원에 낙찰되었고 당시 세계 최고가였다. 그리고 뭉크의 대표작은 누가 뭐래도 '절규'이다. 절규 이외에도 질투, 불안, 어머니의 죽음, 병든 아이, 죽은 자의 침대, 이름만들어도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림이 여럿 있는데 이 점을 미루어 봤을 때 그의 정신상태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뭉크가 5살일 때 어머니가 죽고, 얼마 후에는 누나가 죽고, 남동생도 죽었다. 게다가 여동생은 정신병을 가지고 있었고 의사인 아버지마저 정상이 아니었다. 이러한 가정환경 때문이었을까, 그 역시 평생을 정신병에 시달리며 살았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뭉크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힘들었다. 18살이 되어서야 예술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을 할 수 있었다. 이후 26세에 개인전을 개최했고, 화가로서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모나지도 않은 무난한 삶을 살게 된다.
29살 되던 해에 베를린에서 개최했던 개인전에서 언론의 혹평을 받으며 전시를 중단한다. 혹평이라도 관심을 받게 된 뭉크는 충격과 동시에 기쁨을 느낀다. 베를린에서의 악평이 이어지자 의외로 사람들은 그에게 관심을 가졌고 급기야 뭉크의 그림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 사람들의 얼굴이 대체적으로 초록빛을 띄고 있고, 왜곡되어 있는 배경, 적녹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점을 통해 음산함은 물론이고 절망감, 우울감마저 느껴진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 역시 우울해보이거나 기괴하게 표현되어있는데 뭉크의 불안정한 정신상태가 그대로 투여됐다고 볼 수 있다. 그의 그림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살짝 어지러운 기분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마치 마음 속 한 구석에 잠들어 있던 우울감이 솟구쳐 나오는듯한 느낌에 몸에 힘이 빠진다.
뭉크는 같은 그림을 여러 개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아끼던 작품이 팔리면 같은 주제의 그림을 또 그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절규' 역시 4연작으로 제작되었는데 변형된 작품까지 포함하면 무려 수십 점의 작품이 있다. 뭉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신병이 심해졌다. 입원을 해서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정신병으로 고통받았다. 어릴 때부터 병약하고 쇠약하던 그는 평생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는 허약한 신체와 고통스러운 정신병뿐이라고 생각했다. 말년에는 작품활동에만 전념하며 그림만 미친듯이 그렸다. 그에게 정신병이 없었다면 아마 그의 독특한 화풍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그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평범한 인생의 평범한 화가와 정신병을 가진 유명한 화가 중 어떤 것을 선택할 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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