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마티스의 다른 작품은 잘 모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마티스의 드로잉으로 재생산된 인스타 감성의 제품들은 익숙할 것이다. 종이에 대충 휘갈긴 듯한 그의 드로잉들은 간결하면서도 뭔가 있어보인다. 그래서인지 최근들어 그의 드로잉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패브릭 포스터, 에코백, 액자 테이블 등 다양한 제품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마티스는 본래 야수파로 이름을 날린 화가이다. 그의 야수파 화풍이 짙은 작품들과 요즘 시중에 돌아다니는 그의 드로잉을 비교해보면, 이게 같은 사람이 그린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 것이다. 야수파라는 단어만 놓고보면 '미녀와 야수'의 야수를 떠올리며 기괴하고 무시무시한 괴수같이 기괴한 그림을 연상하기 쉽상이다. 그러나 야수파 화풍은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터치로 명료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표현 방식을 말한다. 인상파를 조금 더 자유롭게 변형시킨 화풍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인데, 마티스는 현대에 이르러서 이러한 야수파의 대가로 불리우고 있다. 야수파는 마티스가 만들어 낸 것은 아니지만 그가 그린 대다수의 작품들은 야수파를 널리 퍼트린 데에 일조를 했기에 그는 야수파의 대가로 자리매김했다.
앙리 마티스는 1869년생으로 꽤나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다. 그가 법률가가 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마티스는 30살의 나이에 고향에서 법률사무소의 서기로 활동했다. 틈틈이 그는 그림 공부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아버지의 반대로 전격적으로 화가로서 활동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32살이 되던 해에 화가의 길을 선택하면서 파리로 떠난다. 그의 미술은 당대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모작하는데에서 시작했는데 복제화를 그리면서 생계를 유지해나갔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본인만의 자유롭고 독창적인 화풍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미술계에는 인상주의의 영향력이 매우 컸는데 마티스 역시 인상주의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한 때 그는 인상주의로 유명한 화가, 모네의 아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마티스는 야수파 화가로 거듭나기 이전에 점묘화에도 관심을 가지는데 이 시기에 그의 걸작들이 여럿 탄생했다. 여러 걸작들이 그러하듯이 그의 작품 역시 즉각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 시기는 그가 가난에 시달린 때이기도 하다. 마티스는 인상주의 화가인 고흐와 세잔의 영향을 받아 야수파를 발전시켰는데 이 역시 처음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너무 파격적인 색채 때문이었을까, 당시에는 그의 야수파가 상당한 혹평을 받았다. 원색을 너무 대담하게 쓴 나머지 당시의 사람들 눈에는 그 색채가 너무 현란하고 부자연스러워 보였던 것이다. 그의 작품중에 현대에 걸작으로 평가받는 '모자를 쓴 여인'이 있는데 그 모델은 마티스의 부인이었다. 그런데 작품의 모델인 부인마저도 그림에 대해 혹평을 하자 마티스는 괴로웠다. 하지만 마티스는 야수파를 고수하며 발전시켰고 이는 당시의 화풍을 깨버리고 싶은 진보적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에 야수파에 대한 인식이 점점 바뀌더니 그에 따라 마티스의 주머니 사정도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마티스의 이러한 자유로운 화풍은 끊임없는 여행을 통해 만들어졌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울 때에도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영감을 얻었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기위해 이슬람, 스페인, 모스크바, 모로코등을 여행하고, 두 차례 세계대전으로 피난을 다니면서도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견문을 넓혀나갔다. 또한 그는 85년의 긴 생을 살았는데 그만큼 본인의 화풍을 발전시킬 충분한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1949년 프랑스에서 요양하던 그는 방스 성당의 건축과 장식을 맡게 되어 또 하나의 걸작을 탄생시키며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앙리마티스는 본인의 주머니 사정에 관계없이, 또한 주위의 평이 어떻든간에 자신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묵묵히 구축해나갔다. 그런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마티스는 결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으며 역사에 이름을 새길 만한 미술계의 거장으로 남게 되었다.
'미술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바도르 달리, 시계는 흘러내리고 수염은 솟구친다. (0) | 2020.07.07 |
---|---|
뭉크, 절규하는 인생에 대해 알아봅시다. (5) | 2020.07.06 |
미켈란젤로, 천지창조의 위대함에 대해 알아봅시다. (0) | 2020.07.06 |
라파엘로, 르네상스 얼굴천재에 대해 알아봅시다. (0) | 2020.07.05 |
고흐와 고갱 , 형제 아닙니다. (0) | 2020.07.05 |
댓글